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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8.01 고딩 학예전 설렘 추억 하나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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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 학예전 설렘 추억 하나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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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딩'이라는 딱지를 뗀 지가 까마득하다. 


공부에 딱히 취미가 없던 나는 당시 '야자'가 고역이었다. 


똑같은 자세로 공부를 하던지 안 하던지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한다. 


강한 목적의식에 적성도 맞는 친구야 그 시간이 나쁘지 않았겠지만 나 같은 어중간한 학생들에겐 야자는 말 그대로 킬링 타임이었다. 


나의 고2가 그렇게 소심하게 지나갈 무렵 처음으로 갔던 여고 학예전!


지금도 '학예전'이라는 것을 하려나 알 수 없지만 그때에는 합법적이고 공식적으로 여고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지금이야 남녀공학 고등학교가 많고 가끔 팔짱 끼고 걷는 남녀 중고딩을 만날 수 있지만 그때는 이성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불량학생들이나 가능한 이야기였다. 


한참 이성의 궁금증에 목말라 하던 시절! 들어섰던 여고! 




부산중앙여고였다. 


첫날에 학생들로 넘쳐난 교실마다 다채로운 행사에 신기해 한다. 


"이것도 해보세요!"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학생이 말 걸어오는 것도 싫지 않았지만 숫기가 없어 얼굴만 홍당무가 되어 빠른 걸음으로 나와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과 총총걸음으로 지나갔다. 



그러다 딱 걸음이 멈춘 것은 향기 때문이었다. 


계피향이 섞인 듯한 한옥에서나 어울릴 듯한 전통차의 향기! 


그리고 한복을 입었던 여학생 무리 속에 환한 미소가 눈부셨던 한 소녀! 


시음을 해보라고 권했지만 너무나 부끄러워 귀까지 빨개졌다. 


이런 내 모습이 재미있는지 그저 웃기만 했던 소녀!


나는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거기를 오래 있지 못했다. 


같이 간 친구들과 거기를 벗어나서 여기저기 학예제를 둘러보아도 나는 집중하지 못했다. 


테스토스테론이 한참 왕성했던 당시 나는 수많은 여성을 보며 곁눈질을 했지만 그녀만큼 내 심장을 두근거린 여성은 없었다. 


그날밤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방과 후 난 다시 부산 중앙여고로 갔었다. 친구도 없이...


그저 그 소녀가 한 번 더 보고 싶었다. 


"또 오셨네요!


역시나 밝게 웃던 그녀! 하지만 나를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어설펐고 소심했던 나! 

그렇게 난 그녀를 추억 속에 묻어버렸다. 




가끔 고딩 학예전을 회상하면 떠오르는 향기가 있다.


계피향 가득했던 어느 여고 교실과 미소가 눈부셨던 한 소녀!


어느새 40대가 된 소녀! 잘 살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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