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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5.08 갑자기 떠난 낙동강 국토종주... 아쉬운 실패 그래도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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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떠난 낙동강 국토종주... 아쉬운 실패 그래도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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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연휴! 사실 연휴 첫날조차 내가 낙동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게 될 지 몰랐다. 

다만 이 연휴에 가면 업무에 지장 없이 좋겠다라는 생각만 했을 뿐이다. 

4월 30일 오전내내 늦잠을 자고 11시가 다 되어서야 일어나 1시간을 뒹굴거리다 도저히 이렇게 보내선 안 될 것 같아 실천하기로 낙동강 국토종주였다. 

체력도 국토종주의 준비도 일정도 뭐 하나 준비된 것이 없었다. 그저 떠나는거다. 

꾸물거리다 또 시간은 지체된다. 

어머니의 화장대에서 일단 출발의 인증샷을 여러 지인들의 단톡방에 올렸다. 

나의 의지가 꺽일까봐 두려워서였다. 

 

늦은 출발인만큼 부지런히 가야 했다. 첫번째 인증샷은 을숙도 인증샷에 도착한 시간이 어느덧 3시가 넘었다. 

시작점이자 종점인 이 인증센타는 평안했다. 단지 국토종주를 막 마친 라이더들과 가볍게 라이딩을 즐기는 시민들이 뒤섞여 있었다. 

조금 더운 듯 했지만 자전거를 타면 바람이 인다. 그리고 내리막길에 땀이 식는다. 그래서 초여름까지는 자전거 타기 좋다. 

낙동강 하구둑 인증센터

 

을숙도에서 양산까지 가는 자전거 도로는 참 평온하다. 왠지 이국적은 풍경이다. 도보나 드라이브로 느낄 수 없는 매력이 넘쳐난다. 

 

 

두번째 인증센터...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 여기서 한숨 돌리고 가려 했는데 중년의 라이더가 담배를 펴대서 그냥 패스하기로 한다. 하지만 난 진정 몰랐었다. 다음 인증센터인 창녕함안보까지의 거리가 55킬로미터가 된다는 것을...ㅠ 

 

늦게 출발해서 그런지 어느덧 해는 지고... 내 마음은 불안해지고...

 

그래도 지는 해를 바라보며 끝없이 펼쳐지는 낙동강 국토종주길을 나아가는 내가 왠지 뿌듯하다. 

왠지 오늘 떠난 내가 자랑스럽다. 

 

 

라고.... 생각했지만 자연의 밤은 빨리 찾아온다. 완전히 어두워진 낙동강에서 모텔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일단 초보자들은 자신의 하루 이동거리에 맞춰서 모텔의 위치 정도는 파악하고 좋겠다. 이 정도 준비만으로도 충분하다. 

어차피 먹고 자는 것이 제일 문제이고 나머지는 지구력이다. 

9시가 다 되어서 낙동강 국종길을 벗어나 밀양 어느 산업단지에 미니스톱에 도착했다. 

국토종주 가는 길은 식당이 흔하지 않다. 인근 편의점이 있으면 부지런히 끼니를 채워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3만원 숙박의 로망스모텔... 여사장님은 친절했다. 첫날 동안 온 거리가 기껏 100킬로도 안 된다. 

그런데 몸은 천근만근이다. 

 

 

역시 라이딩은 아침이다. 아침공기가 너무 상쾌하다. 낙동강 국토종주 자전거길은 자연 속을 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페달을 밟는 동안 숨은 올라오고 마치 자연의 기운을 받아들이며 나아가는 듯 하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이 너무 상쾌하다. 다리 상태도 더 가볍다. 아직 40대 체력은 죽지 않았다.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에서 55킬로 달려 어느덧 창녕함안보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낙동강이 바다처럼 펼쳐진다. 

 

장거리 라이딩에는 선글라스 또는 고글, 스포츠 마스크는 필수다. 왜냐하면 지면에 반사된 햇살이 생각보다 눈부시다. 

그리고 마스크는 벌레들이 입에 들어가는 것을 방지해 준다. 코로 숨쉬는 경우보다 입으로 숨쉬는 경우가 많을테니....

가만보니 헬멧 사이로 머리 한 가닥이 올라왔다. 왠지 완주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듯 하다. 

 

그리고 창녕함안보 인증센터 휴게실에서 맛있게 먹었던 팥빙수! 생수 500리터 두 개와 팥빙수 하나를 작살냈다. 

물을 많이 싣고 이동하면 무겁거니와 시원한 물을 즐길 수 없어 난 이렇게 물을 살 수 있는 곳이 있으면 부지런히 마셔댔다. 그리고 떠나기 전에는 무조건 생수 하나는 샀다. 

그리고 하나더 젤리 쿠션이 있는 장갑도 필요하다. 자전거 핸들을 오랫동안 잡고 있으면 손바닥과 손목에 피로도가 높아진다. 

내가 가장 유용했던 준비물은 헬맷, 마스크, 장갑이었다. 

 

그리고 다시 합천창녕보를 향해 내달렸다. 이때부터는 업힐도 나온다. 

재미는 있었지만 역시나 체력의 한계... 자전거의 한계... 등에 부딪혀 끌바를 해야 했다. 

 

그래도 언덕 정상에서 맞는 바람은 시원했다. 

 

점심 보급! 가다보니 친절하게도 국토종주길에 미니슈퍼가 나왔다. 1시가 넘은 시간이라 시급한 보급이 중요했다. 

만두국에 밥 한 공기까지 뚝딱 해치웠다. 그리고 500미리리터 생수도 3개를 작살냈다. 

 

그리고 여기가 아마도 구름재였던 것 갔다. 낙동강 국토종주에서 가장 힘들다는 곳이 구름재와 무심사 임로라고 한다. 

이 정도 상식을 가지고 갔다. 무심사는 우회도로가 있어 편하지만 구름재는 그야말로 산 하나를 넘어야 한다. 

근데 넘을만 했다. 나에겐 끌바가 있으니깐....

 

 

합천창녕보에 도착했다. 한 중년팀이 점령하고 있어 인증센터 앞에서 소심하게 자전거 살짝 보이게 해서 찍었다. 

 

 

그리고 무지 달렸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래와 같은 자전거길이 좋았다. 낙동강을 날아서 가는 느낌이랄까...

 

대구 달성군이 나왔는데 가도 가도 달성군이었다. 결국은 6시 30분에 달성군 현풍면 인근에서 숙소를 정하기로 하고 먼저 저녁을 먹었다.

 

달성군에서 되게 유명한 곰탕집인 듯 하다. 현풍할매집곰탕!

 

 

가격은 12,000 원! 깊고 구수한 곰탕에 온몸이 반응한다. 맛집 인증! 

 

내가 묵었던 동원장 모텔이다. 솔직히 시설은 무지 낡았다. 객실도 그렇다. ㅠ 들어서는 순간 다른 곳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내 몸이 내 몸이 아니었다. 그저 눕고 싶었다. 

 

자려고 누웠는데 모기가 떼로 덤빈다. 아하~ 통재라! 이 넘의 모기들이 얼마나 큰지... 모기한테 물리는 것이 주사 맞는 것 같다. 결국은 못 잡고 잠을 설쳤다.

그래도 사장님은 굉장히 친절했다. 

 

 

내가 머물었던 동원장모텔과 달성보 인증센터는 그리 멀지 않았다. 솔직히 이때부터 몸이 너무 힘들어 현풍 시외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하지만 몸은 그렇지만 마음은 어느새 '더 가보자. 재미있잖아! 즐겁잖아!' 소리치고 있었다. 

 

 

 

 

그리하여 더 달려 강정고령보에 입성했다. 여기서부터는 인증센터 간의 거리가 짧아서 왠지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것 같았다. 하지만 100킬로가 더 남았다. 이렇게 멀었나...안동...! 

 

결국은 최종 목적지를 구미 종합시외버스터미널로 수정해야 했다. 망설였지만 이렇게 가다간 3박4일 일정이 될 것 같고 무엇보다도 다음날 비가 예보되어 있다. 

그리고 오른쪽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구미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다. 낙동강 국토종주길이 아닌 네이버 길찾기를 통해 갔더니 여기저기 헤매이다가 어느 마을에 들어가서 친절한 어르신의 도움으로 다시 구미로 향했다. 

 

위험했지만 국도를 타고 가는 것을 감행했다. 80킬로 이상의 차가 지나갈 때마다 자전거가 흔들렸다. 무서웠다. 

하지만 미리 예약해놓은 버스시간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다. 

 

겨우 만신창이가 되어 구미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근처 식당에서 늦은 점심 한 그릇을 떴다.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만큼 지쳐있었다. 

 

다행히 버스 출발시간까지 1시간이 남았다. 

 

 

이때부터 불안이 엄습해왔다. 자전거를 시외버스 트렁크에 실을 수 있을까!? 버스 직원에게 물어물어 가능하다고 했는데 짐이 다 차면 실을 수 없다고 한다. 특히 구미는 경유지라 앞서 짐이 많으면 못 실을 수 있다고 한다. 

 

걱정이 현실이 되어 3시 30분 부산행은 짐이 다 차서 못 실었다. 급히 표를 환불하고 다음차인 6시 30분 차를 끊었다. 

졸지에 3시간이 붕 떠버렸다. 그런데 다음차도 짐이 만차이면 어쩌지...결국은 수화물 코너를 왔다갔다 맡기기로 했다. 

 

짐이 안 차면 내가 싣는 것으로 하고... 2인의 라이더도 기다리고 있어 왠지 못 실을 것 같았다. 

결국은 두 라이더한테 짐칸을 양보하니 정작 내 자전거를 실을 수 없게 되어 결국은 자전거를 두고 몸만 부산으로 향했다. 

 

시외버스 터미널 수화물 직원은 그다지 친절하지 않지만 다행히 친절한 종씨(?)를 만나 자전거를 보내달라고 하고 

별도로 16,000 원을 이체시켜주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노포동 시외버스터미널에 가서 시외버스편으로 따로 오신 나의 자전거를 영접했다. 

 

"고생했다. 40만원 짜리 보급형 나의 애마야! 니가 수백만원 자전거보다 더 큰 일을 해냈다."

 

여기서 Tip

버서를 자전거에 실을 때는 미리 앞바퀴를 분리해 놓는 것이 좋다. 만약 짐이 어느정도 찼을 때 밀어넣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나도 이참에 앞바퀴 정도 분리하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두번째 팁....경유지 시외버스터미널을 이용하면 짐칸이 다 차서 자전거를 못 실을 수 있으니... 경유지가 아닌 시외버스터미널이거나 한 방에 가는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여하튼 2박 3일의 여정....안동댐까지 찍지 못했다. 국토종주 수첩에 못다 찍은 인증도장을 보며 너무 아쉽지만...

그래도 2박 3일 동안 달여준 내가 너무 대견했다. 그리고 나의 애마도! 

 

망설이고 있나... 준비가 없으면 조금 더 고생스럽지만....시행착오도 묘미다. 

문을 나서면 일상이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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