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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4.30 4기 치질수술 후기... 수술 후 통증의 힘든 시간은 지나고! 28
치질 수술을 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치질 수술 후 상처가 아물 때까지가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시작된다.
아마도 필자와 같이 짧은 시간 수술을 받고 이틀 동안 병원에서 무통주사를 꽂고 있다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지 모른다.
나도 그랬으니까...ㅠ
나의 치칠은 아마도 중증에 속했을 것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항문통, 복통, 회음부통을 함께 겪었으니까... 하지만 다시 콘디션이 회복하면 귀신 같이 불편함을 몰랐으니까 번번히 수술 타이밍을 늦추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래간다. 그래서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치질 전문 병원에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바로 수술을 권한다.
솔직히 치질로 힘든 사람이 제 발로 병원을 찾을 정도면 거진 수술을 권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의 경우는 내치핵, 외치핵으로 항문의 안팎이 부어 있는 4기...말기에 해당한다.
말기 암이 아니라 자위하며 나는 첫 진료 이후 대장내시경, 항문초음파 그리고 수술 날짜까지 1주일 안에 잡았다.
왠지 시간이 지체되면 다시 수술할 마음이 사라질까 봐 걱정스러웠던 것도 한몫했던 것 같다.
수술 당일
척추로 마취주사를 놓더니 어느새 수술이 시작되었다. 수술시간은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하지만 체감은 1시간 정도의 느낌이었을까... 뭔가 항문을 자르고 꿰매는 것 같은 느낌은 있었으나 역시나 통증은 없었다. 마지막에 항문을 잡아당겼는지 아랫배가 조금 당기는 느낌이 들고나서야 수술은 끝났다.
1, 2기 경도 치질 수술 선배들의 경험담을 읽어보니 5~10분 내외로 짧은 수술이라고 했지만 나는 역시나 말기 환자라서 시간이 2배 이상 길었고 수술 이후 회복실에서 한참을 있었던 것 같다.
나는 회복실에서 너무나 평온하게 코를 골면서 잤던 것 같다. 마취로 인해 고통은 전혀 느낄 수 없었고 수술이 끝났다는 안도감에 긴장이 일시에 풀렸는지 그대로 뻗었다.
솔직히 수술을 받고 난 느낌은 '에게 이거 별 것 아니네!' 였다.
짧은 수술 시간과 마취가 6시간 이상 지속되었으니 입원실로 이동하고나서도 전혀 고통스럽지 않았다.
그대로 6시간을 베개 없이 누워있다가 저녁으로 죽을 꽤 많이 먹었다. 배변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잘 먹어야 한다.
수술 2일째
새벽에 입원실에 간호사가 왔다. 아직 어둑어둑한 시간에 항문에 박혀있는 거즈를 빼주었다. 변이 쑥 빠지는 듯이 길고 묵직한 것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무통주사를 달아서 그런지 수술 2일째도 견딜만 하다.
단지 화장실 가려고 걸을 때 조금씩 항문이 당기는 느낌과 뜨거워지는 열감을 느꼈지만 견딜만 했다.
1일 1변을 실천했는데 이 날은 변을 보지 못했다. 처음으로 좌욕을 했다. 할 만했다.
수술 3일째
아직 변을 보지 못했지만 퇴원하기로 결심했다. 무통주사를 뽑고 귀가하여 변을 봤다. 시원하지 못했지만 그리 힘들지 않았다. 정말 다 나은 것 같았다. 그리고 무슨 용기인 지 30분 정도 산책도 했다.
하지만 난 그때까지 앞으로 나에게 벌어질 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이 날 저녁에 첨으로 심한 고통이 찾아왔다.
그때까지 내가 생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제서야 무통주사의 남은 약효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수시로 항문이 아파왔다. 식은땀이 흘렀다. 솔직히 이 날 바로 다시 입원하고 싶었다. 치질수술을 너무 얕봤다. 그제서야 부리나케 치질 수술 이후의 후기를 읽어봤다. 이렇게 쓰여있었다.
"수술 3일부터 지옥을 맛보리라!", "제왕절개 없이 애 셋 낳았는데... 애 하나 더 낳으면 낳았지 치질수술은 더 이상 못하겠어요." "항문에서 식칼이 나오는 느낌이예요!"
무지했다. 산통을 겪어보진 않았지만 이보다 덜 하다면 난 항문을 통해 애라도 낳고 싶을 정도였다.
수술 3일 ~ 7일째
난 자영업자다. 돈을 벌어야 한다. 솔직히 돈이고 뭐고 그냥 가만히 무통주사 맞고 침대에 누워만 있고 싶었다. 아니 다시 입원해서 진통제를 맞으며 그저 가만히 누워있고 싶었다.
불규칙적으로 항상 배변감이 온다. 느낌은 열차만큼 크고 길다란 것을 뽑아낸 듯 한데 실제 보면 콩만한 것이 나왔다.
이것을 빼내려고 난 이토록 아파했다. 기껏 이것을 배출하려고...눈물이 나려고 했다. 아니 진짜로 눈물이 났다.
콩이 나올 때마다 콩보다 더 큰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른다.
한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헛소리도 나온다.
여하튼 한 덩어리의 응가를 보기 위해 나는 그렇게 울어야 했다.
수술 7일부터 13일째
서서히 항문에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항문이 신경이 살아나자 완전히 새로운 고통이 시작된다. 전에는 항문에 힘을 줄 수 없었다면 이때부터는 항문에 수시로 힘이 들어간다. 항문이 수축할 때 아래부터 밀려오는 고통이 그대로 느껴진다.
하루에 그대는 항문에 힘을 몇 번 주는가!? 그대 세어 본 적이 있는가!?
치질수술 후 이때부터 내가 하루에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많이 힘을 주는 지 알게 된다.
우리는 생각보다 참 많이 똥꼬에 힘을 주고 산다.
선풍기 1,2,3단계처럼 들어가는 힘도 수시로 변한다. 항문 신경이 살아나면서 배변의 고통이 극도로 향해 간다.
좌욕을 하다가 지리는 것이 오히려 속편하다. 하지만 7일부터 13일로 향해갈 때마다 참 더디지만 조금씩 좋아진다.
수술 14일째...
2주간의 인고의 시간을 겪고나면 비로써 느끼는 평화! 차츰차츰 점진적으로 좋아지는 것이 아니고 이때부터 갑자기 확 좋아진다. 항문에 가스가 나와도 덜 아프다. 배변시 통증이 급격히 줄어든다. 물론 안 아픈 것 아니다.
물론 항문에 여전히 거즈는 박고 있다. 하지만 현저히 이물질이 덜 하다. 낫고 있다. 할레루야~
4기 치질 수술 후 이 고통만 멈출 수 있다면 영혼마저 팔겠다고 생각했건만...이때부터 생각이 많아진다.
고통에 밀려났던 소소한 인생의 고민거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살 만하다는 것이다.
수술 16일째...
오늘 세번째 외래진료에 난 담당 의사샘에게 도발을 했다. "선생님, 이제 술 마셔도 됩니까?"
하지만 샘은 일주일 후에 보자며 술은 아직 멀었다고 한다. 이 고통이 사라지면 평생 술을 끊어도 좋겠다고 했는데...
역시 인간은 간사하다. 아니 내가 간사하다.
치질 수술 후 이 밤 혼자서 병상을 지키며 통증과 씨름하고 있는 환우 여러분...그리고 치질 수술 후 아직 2주 이내에 고통과 몸부림 치고 있는 환우 여러분...!
지겹고 고통스럽겠지만... 역시나 시간은 간다. 2주가 지나면 상당히 편안하게 변을 볼 수 있고 방귀도 뽕뽕 뀔 수 있다.
견뎌야 한다. 솔직히 좌욕, 타이레놀 등 별 도움이 안 된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
그때까지 시간을 가지고 견뎌보자. 분명 2주가 지나면 쨍하고 해뜰 날이 온다.
4기 치질 수술 후 고통은 말도 없이 컸고 평생 이어질 것 같은 고통의 시간이었지만 어느새 16일....
잔인한 4월이 끝나고 있다. 환우 동지 여러분 조금만 견디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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